'책산책가'는 독일어 원제 "Der Buchspazierer"로 우리말로 번역해도 책산책가(The Book Walker)입니다. 큰 사건이나 자극적인 내용없이 독자들의 마음을 잔잔하게 울려주는 마음이 따뜻해지는 책입니다. 책산책가 칼 콜호프와 그의 어린 친구 샤샤가 만나게 되는 감동적인 이야기가 슬며시 가슴을 적셔오는 이야기입니다. 읽는 내내 저도 신발끈을 동여매고 책산책가 칼 콜호프를 따라나섰습니다.

카르스텐 헨 은 누구인가?
카르스텐 헨은 1973년 쾰른에서 태어났습니다. 그는 독일의 유명한 와인 생산지인 테라센 모젤에 있는 자신의 포도밭에서 닭과 벌을 키우며 고양이들과 함께 살고 있습니다. 그는 한때 라디오 방송을 운영했고 지금은 와인과 레스토랑의 프리랜서 비평가로 일하고 있습니다. 그는 범죄 소설과 로맨틱 코미디 소설을 출간했고 성공한 작가가 되었습니다. 2년 이상 동안, "책산책가"는 독일 주간지 "슈피겔"에서 베스트셀러에 올라왔고, 29개국에 번역되어 독자들의 마음과 열광적인 반응을 끌었습니다. 그의 다음 소설인 "스토리 베이커즈"도 "슈피겔"의 베스트셀러 10위 안에 들었고 많은 외국에서 출판되었습니다.
1. 책 배달부 칼 콜호프와 그의 동행인 어린 샤샤의 이야기
<책산책가>는 제목 그대로 책을 배달하는 산책가 칼 콜호프와 우연찮게 산책에 동행하게 된 9살 꼬마 소녀 샤샤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암 슈탓토어 책방의 책 배달가 칼은 책방의 주인장이었던 구스타프와 오랜 친구 사이입니다. 지금은 구스타프의 딸 자비네가 책방을 운영하고 있지만 그녀는 고객이 주문한 책을 직접 집으로 배달해 주는 칼의 아이디어를 극구 반대합니다. 칼은 모든 고객에게 책 속에 등장한 인물들의 이름을 주었습니다. 물론 고객 당사자는 알지 못합니다. 고객의 외적인 모습, 행동, 취미 등등을 고려한 이름이었습니다. 칼은 평생 책을 가까이하며 고객에게 진심을 담은 책을 추천하는 이외에 책배달이 유일한 소일거리입니다. 책배달이 지겹지 않냐는 어린 책방 직원 레온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난 시계바늘 같아. 시곗바늘이 늘 같은 길만 가고 늘 출발했던 곳으로 돌아가기 때문에 슬퍼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오히려 그 반대야. 경로와 목적지의 확실함, 잘못된 길을 가지 않고 늘 쓸모 있고 정확하다는 안정감을 즐기지.”
2. 우연을 가장한 샤샤와의 만남
항상 정해진 길을 따라 책을 배달해 주었고, 책 배달을 시작할 때마다 대성당을 지나가는 것이 하루의 일과가 되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대성당 앞에 샤샤라는 아이가 나타납니다. 칼 할아버지를 책산책가로 부르면서 말이죠! 이렇게 샤샤는 칼의 책 산책에 동행자가 되었습니다. 책 이외에 누군가 옆에 있어 본 적이 없는 칼은 샤샤가 불편하고 귀찮기만 합니다. 하지만 샤샤의 단순하지만 정곡을 찌르는 질문과 재기 발랄하고 톡톡 튀는 행동으로 칼은 점점 샤샤의 동행이 즐거워집니다.
“ 근데 전 실수를 엄청 많이 해요. 그래서 유급을 할지도 몰라요.”
“ 그러면 공부를 해야지. ”
“ 저도 알아요. 그런데 제 느낌에 제 머리에는 그렇게 많은 내용이 들어가지 않아요.”
샤샤가 주먹으로 자신의 머리를 콩콩 쥐어박았다. 칼이 조심스럽게 잡아서 말릴 때까지.
“ 아주 쉬운 비결이 있는걸.”
“ 저한테 알려주실 거예요?”
“ 책을 더 많이 읽으면 돼. 독서는 뇌를 더 부드럽게 해 줘서 모든 게 다 들어갈 수있게 해 주거든.”
3. 샤샤와 칼, 고객을 돌보다
칼은 책을 배달하면서 보고 느꼈던 고객들의 슬픔과 고통들을 책으로만 해결하려고 했습니다. 그러나 샤샤는 달랐습니다. 직접 부딪혀서 구체적인 해결방법을 주고자 했습니다. 다아시, 헤라클레스, 롱스타킹, 에피, 책읽어주는 남자 등등 고객들이 가지고 있었던 고통스럽고 비밀스러운 문제들을 기발한 아이디어로 독자들에게 큰 감동을 주며 해결해 나가기 시작했습니다. 칼이 샤샤의 아버지에게 폭행을 당해 골목길에서 쓰러질 때까지....
4. 나에게 와 준 글귀들
마음대로 책을 선물해도 좋을 것 같아 안심이 되는 문구입니다. 책을 선물할 때마다 이 책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어쩌나 고민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선물한 책이 읽히지 않아도 선물을 한 행위는 그 자체로 마음이 담긴 정성이었다. 선물을 받는 사람의 지성과 취향에 대한 찬사이기도 했다.
<책산책가>에서 가장 마음에 와닿았던 구절, 나도 꼭 그렇게 되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소개해 봅니다.
칼은 늘 책을 읽다가 죽음을 맞이하는 걸 꿈꿔 왔다. 죽음으로 넘어가는 순간을 인지하지 못할 정도로 흥미진진한 책을 손에 들고.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나 책을 좋아하고 싶은 사람에게 참 어울리는 책이었습니다. 어린 꼬마 샤샤가 전해주는 기상천외한 아이디어와 문제 해결이 소설의 양념 역할을 톡톡히 해냈고 칼이 책 산책길에서 보여주는 고객에 대한 진심과 애정이 잘 전달된 책이었습니다. 마음이 쿵쿵 떨어지거나 반전이 없는 평이한 스토리이지만 독자에게 주는 울림은 그 어느 소설 못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전체적으로 따뜻하고 감동적인 이야기들이 책을 읽는 내내 마음에 콕콕 와 박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