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새내점, 알라딘 중고서점] 잠실새내역 만남의 광장

대학시절 헌 책방이 즐비하게 늘어섰던 청계천변을 곧 잘 방문하곤 했습니다. 책방 밖으로 헌 책을 산더미처럼 쌓아놓고 오가는 이들의 발걸음을 붙잡던 추억 어린 장소이기도 합니다. 청계천 헌책방거리가 서울미래유산으로 지정되었다고 하니 의미 있는 일이다 싶어 괜스레 기분이 좋아집니다. 청계천 헌책방거리만큼의 유산과 규모는 아니지만 헌책방의 감성과 정서를 느낄 수 있는 책방이 가까이에 있어 다녀왔습니다. 잠실새내역에 있는 중고서점 알라딘입니다. 

중고서점 '알라딘' 입구

 

1. 대형서점을 압도하는 규모와 시스템

알라딘 서점에 들어서는 순간 일단 어마무시한 규모에 깜짝 놀랐습니다. 입구 양쪽으로 책장에 꽂힌 책들이 그림처럼 펼쳐져 있었습니다. 조금의 빈틈이라도 허용할 수 없다는 듯 벽이든 기둥이든 빼곡히 책들이 진열되어 있었습니다. 책을 읽을 수 있는 의자와 테이블도 마련되어 있었고, 한 구석에는 계단형 목조구조물이 있어 편하게 방문객들이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배려해 주었습니다. 더더욱 놀란 것은 이곳이 제공하고 있는 서비스와 편리한 시스템입니다. 누구나 쉽게 책을 찾을 수 있도록 도서검색 컴퓨터가 곳곳에 배치되어 있었고, 대형서점 못지않게 섹션별로 책이 잘 정리되어 있어 원하는 책을 한 번에 찾을 수 있었습니다. 특히 '고객이 방금 팔고 간 책' 섹션은 방문객들의 발길을 사로잡기에 안성춤이었습니다. 마치 대형서점의 베스트셀러 코너라고나 할까요? 저도 이 코너에서 오래 머물며 내가 모르는 사람들이 읽어 내려갔을 책들과 잠시 조우하며 '이 책의 주인은 누구였을까'하는 당돌한 상상도 해보았습니다.

'고객이 방금 팔고 간 책' 코너

 

2. 고품질 중고서적을 저렴하게 구입하다

도서검색대에서 옛날 책부터 지금의 베스트셀러까지 다양하게 검색을 해보았습니다. 거의 모든 책이 구비되어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가격이 관건일텐데 관심 있는 책들의 가격을 보니 대략 30% 이상 할인된 가격이었습니다. 물론 책들의 상태는 거의 새책과 다름없는 상태였습니다. 궁금증이 생겨 서점 직원분께 어느 정도 할인된 가격에 중고책을 구입할 수 있냐고 여쭈어 보았더니 예상했던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책의 상태에 따라 다르게 책정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책과 다름없는 도서를 30%이상 할인된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다는 것은 즐거운 일입니다.

 

같은 도서를 여러권 갖추고 있어 가격과 상태를 보고 결정할 수 있어요!

 

3. 내 책도 팝니다

알라딘 중고서점은 책을 저렴하게 살 수 있을 뿐만아니라 공간을 차지하고 있는 내 책도 팔 수 있는 곳입니다. 온라인 팔기도 가능하며 중고서점에 직접 방문하여 판매하기도 가능합니다. 매입가격과 기준은 알라딘 중고서점 홈페이지에 상세히 설명이 되어있습니다. 책의 상태에 따라 최상, 상, 중, 매입불가로 나누어져 있고 '품질 판정 고객위원회'의 투표여부도 반영된다 하니 나름 합리적일 것 같습니다. 집에서 편하게 책을 지정택배로 발송할 수 있다니 이 또한 알라딘 중고서점이 제공하는 특별한 서비스라는 생각이 듭니다.

매장 방문 책 팔기 카운터

 
 

3. 특화된 어린이 영어도서

제가 이곳에서 가장 관심있게 본 코너는 어린이 영어도서입니다. 저 역시 아이들을 키울 때 영어원서 동화를 시기별로 사주려고 노력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문제는 가격이었습니다. 원서라  가격도 비쌌지만 어떤 책이 좋을지 알 수 없었기에 엄마들 사이에 입소문이 난 책들을 샀던 경험이 있습니다. 하지만 알라딘 중고서점에서는 이런 걱정이 부질없을 수 있습니다. 유아에서 청소년까지 유명 출판사별로 시리즈 영어도서를 다 갖추고 있었습니다. 물론 책상태도 최상이었습니다. 공부의 흔적이 없는 최상의 책을 파셨던 전 주인의 마음이 헤아려지기는 합니다만 구매자 입장에서는 즐거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영어도서뿐만 아니라 학습용 만화나 인기 있는 만화물도 많아 꼬마 친구들이 책과 친해질 수 있는 좋은 공간이라 생각됩니다.

 

출판사별로 깔끔하게 정리된 영어 원서들

어린이용 학습만화

음반코너

 
 

4. 당신은 책 중독자인가?

여러분은 책 중독자이신가요? 서점 출구에서 마주친 큰 벽보가 모든 방문객들의 발길을 멈추게 합니다. 저도 손가락 꼽아가면 테스트 해보았습니다. 더 노력해야 책 중독자가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책 중독 테스트

 
 

가까운 곳에 좋은 서점을 발견해서 마음이 흐뭇합니다. 대형서점이 주는 기쁨, 중고서점이 주는 기쁨, 그리고 독립서점이 주는 기쁨들이 다 다르니 책방을 산책하는 산책가로서 마냥 행복해집니다. 좋은 책을 아주 저렴한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고 더불어 책을 소유했던 사람과 알 수 없는 책에 대한 교감을 할 수 있다는 사실도 흥미롭기만 합니다. 잠실새내역의 만남의 장소로도 손색이 없을 듯합니다. 80, 90년대 종로서적이 그랬던 것처럼 말이죠!
 
 
중고매장 : 알라딘 (alad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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