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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양 새한서점] 깊은 산속 그 헌 책방

by aromaLee 2024. 7.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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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까지 회자되고 있는 “모히또 가서 몰디브 한잔 하자”라는 이병헌의 명대사를 많은 사람들이 기억하고 있습니다. 영화 ‘내부자들’에서 이병헌이 자신 있게 던진 애드립 대사였습니다. 이 영화에서는 이병헌의 주옥같은 대사 외에도 모든 사람들에게 각인된 아주 강렬한 장면이 있습니다. 검사로 분한 조승우가 자신의 아버지가 운영하는 헌 책방으로 이병헌을 피신시켰던 책방 씬입니다. 오늘은 영화 속 명장면에 등장한 바로 그 숲 속 책방, 단양 새한서점에 다녀왔습니다. 우리가 예상할 수 있는 책방의 경계를 모두 부숴버릴 수 있는 초현실적인 책방이었습니다.

새한서점 내부


1. 산길을 돌아 돌아 도착한 서점

'새한서점 가는 길'로 영화를 찍어도 될 법한 길이었습니다. 산속 길을 한 참 달리고 언덕을 오르내리며 새한서점에 도착했습니다. 물론 널찍한 주차장도, 한 눈에 알아볼 수 있는 간판도 없는 곳이라 조금 헤매는 건 새한서점에 이르는 필수과정이인 것 같습니다. 다행히 입구에 용도변경한 새한서점 간판이 있어서 어렵지(?) 않게 서점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주변 산길에 눈치껏 차를 대고 언덕 아래 책방으로 산책하 듯 걸었습니다. 산골 숲 속과 배치되지 않는 양철 파란 지붕이 눈에 띕니다. 그 옆을 한가로이 걷고 계신 주인장 어른의 뒷모습과도 잘 어울리는 책방이었습니다.

이곳이 서점임을 알리는 유일한 간판
새한서점 전경

 

 

2. 날 것 그대로의 책방

책방 1층에서 지하(?)로 연결된 나무 계단을 탐험하듯 내려가면 저절로 탄성이 나오는 풍경이 펼쳐집니다. 산에서 내려오는 물길이 책방 안까지 흐르고 있었습니다. 자연을 조금도 해하지 않고 산 속 바위를 책방 안까지 품고 계셨습니다. 발에 닿는 흙바닥의 감촉이 비현실적이었습니다. 새한서점은 헌 책방이었고,책방 바닥은 다듬어지지 않은 흙바닥이었습니다. 끝도 없이 펼쳐지는 헌 책들의 향연이랄까요? 통로를 중심으로 양쪽으로 도열해 있는 헌책들이 낡은 선반 위에 나름의 규칙을 가지고 그곳에 그렇게 오래오래 자리를 지키고 있었습니다. 이 책들이 산속 외 딴 마을에 모여 있는 것도 놀랍고 그 방대한 양에 또 한 번 놀라게 됩니다. 학창 시절 너덜너덜해질 때까지 가지고 다녔던 영한사전 그리고 반가운 옥편까지 옛 추억을 불러일으킬 많은 물건들이 있었습니다. 지금은 찾아보기 힘든 성문 기본영어, 종합영어까지 너무 반가웠습니다. 잠시 저의 감성 충만했던 십 대 시절로 돌아갈 수 있었습니다. 공간도 그 공간을 채운 물건도 모두 비현실적이었습니다.

바위를 품고 있는 책방 내부

 

새한서점의 시그니처 흙바닥

 

잘 정리된 도서분류

 

 

3. 새한서점의 역사

1979년 문을 연 새한서점은 이미 40년을 훌쩍 넘은 역사 깊은 서점입니다. 많은 매스컴에 소개될만큼 명소가 되었고 '불후의 명작', '청춘만화', '내부자들'의 촬영장소로 이용되기도 했습니다. 2002년 고대 앞 매장을 닫고 주인장 어르신의 고향이신 단양으로 내려오셨다고 합니다. 실제 이곳은 적성초등학교 자리였고, 폐교가 된 이후 새한서점이 터를 잡게 되었습니다. 12만 권 이상의 책을 보유하고 있으며 대학교재 같은 전문서적이나 원서, 논문 자료 등을 많이 취급하고 있습니다. 언뜻보기에도 오래된 책들이 많아 희귀본을 찾으신다면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시간이 녹아 있는 새한서점 간판

 

4. 새한서점 이용 방법

새한서점은 헌 책방입니다. 1층에 약간의 신간들이 있고, 새한서점을 브랜딩한 눈길 가는 굿즈들도 판매되고 있습니다. 인터넷 서점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주차 : 정해진 주차공간은 없습니다. 입구 산길쪽에 적당히 눈치껏 주차하시면 됩니다.

-운영시간 : 9:00 ~ 20:00

 

http://www.shbook.co.kr/mall/

 

새한서점 - shbook.co.kr -

 

www.shbook.co.kr

 

1층에서 판매되는 굿즈
영화 '내부자들' 삼겹살 먹는 촬영장소

 

 

서울에서 오랜 시간 서점을 운영하시던 주인 어르신의 시간과 열정과 인생이 녹아 있는 아름다운 책방이었습니다. 단양을 다시 방문할 일이 한 가지 더 생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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