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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드나잇 라이브러리, 매트 헤이그] 가지 않은 길에 길에 대해 후회가 밀려 올 때

by aromaLee 2024. 10.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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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특하고 기발한 설정이었습니다. 어디선가 평행우주론을 들어본 적이 있었습니다. 양자역학에서 한 입자가 두 개의 상태 중 하나를 선택할 때, 실제로는 모든 상태가 동시에 일어난다는 제 머리로는 도대체 이해할 수 없는 물리학 이론이랍니다. 매트 헤이그의 미드나잇 라이브러리 는 우리가 하나를 선택해서 실제 살지 못했던 다른 삶들을 따뜻하게, 때로는 잔인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현재 삶에서 우리는 항상 선택하지 못했던 다른 삶을 아쉬워하며, 후회하는 삶을 살아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한 삶의 태도가 맞지 않음을 아주 잘 보여주고 있는 매력적인 책이었습니다.

 

매트 헤이그, 미드나잇 라이브러리

 

1. 매트 헤이그(Matt Haig)는 누구인가?

1975년 영국 태생으로 20대 초반에 극심한 우울증과 불안장애를 겪었습니다. 절벽 끝에 서서 생을 마감하려는 순간 자신의 상태와 상황을 직시하고 가족의 도움을 받아 서서히 건강을 회복하게 됩니다. 이때부터 소설을 쓰기 시작했고 2004년 『 영국의 마지막 가족 』 을 출간하며 소설가로서의 첫출발을 순조롭게 시작했습니다. 2015년 우울증을 극복한 자신의 사례를 담담하게 써나간 에세이 『살아야 할 이유 』 가 영국에서 베스트셀러가 되며 마음 건강을 다스리고 치유해주는 우리 시대에 가장 영향력 있는 작가로 우뚝 서게 됩니다.

 
 

2. 삶과 죽음 사이에서

『미드나잇 라이브러리 』 는 주인공 노라 시드가 깊은 우울감과 후회 속에서 자신의 삶이 더 이상 가치가 없다고 느끼며 자살을 시도하는 것으로 시작됩니다. 하지만 그녀는 곧바로 죽지 않고, 미드나잇 라이브러리라는 초현실적인 공간에 도착합니다. 이곳은 그녀가 살면서 선택지에 있었을 수도 있던 모든 삶을 다시 바라볼 수 있는 곳입니다. 학창시절 사서 선생님이셨던 엘름을 미드나잇 라이브러리에서 만나게 되고, 엘름 선생님께서는  노라에게 이 도서관의 책들 속에는 노라가 선택하지 않았던 다른 삶들이 들어 있음을 알려주게 됩니다. 이 공간에서 노라는 아직 완전히 죽지 않았고, 여전히 삶의 가능성들이 열려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3. 다른 삶을 경험하다

노라는 다양한 삶을 체험하면서 자신이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현실을 마주합니다. 그녀는 음악 밴드에서 성공해 세계적인 록 스타가 된 삶을 경험하며, 자신이 과거에 포기했던 밴드의 꿈을 실현한 모습을 보게 됩니다. 그러나 그 삶에서도 고립감과 외로움을 여전히 느끼게 됩니다. 또 다른 삶에서는 올림픽에 참가해 금메달을 딴 수영 선수가 됩니다. 그 삶 속에서도 그녀는 완벽해 보이는 외적 성취가 그녀의 내면적 행복과는 거리가 멀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빙하학자가 되어 자연을 탐험하는 모험적인 삶에서도 마찬가지로 예상치 못한 문제와 실망을 경험합니다. 이 과정에서 그녀는 자기 자신뿐 아니라,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가 그녀의 행복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이해하게 됩니다.

모든 삶에는 수백만 개의 결정이 수반된단다. 중요한 결정도 있고, 사소한 결정도 있지. 하지만 둘 중 하나를 선택할 때마다 결과는 달라져. 되돌릴 수 없는 변화가 생기고 이는 더 많은 변화로 이어지지. 


 

어떤 후회는 전혀 사실에 기반하지 않는단다.

4. 삶에 대한 새로운 깨달음

다양한 삶을 체험한 후, 노라는 중요한 교훈을 얻게 됩니다. 모든 선택에는 대가가 있으며, 다른 길을 택했더라도 결코 완벽한 삶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그녀는 자신이 이상적으로 생각했던 삶들도 완전한 만족을 가져다주지 못한다는 것을 깨닫고, 행복은 외적인 성공이 아니라는 것을 배우게 됩니다. 또한, 후회에 얽매이는 것보다 현재의 삶을 의미 있게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하다는 통찰을 얻게 됩니다. 결국, 노라는 자신의 원래 삶이 불완전하더라도 살 가치가 있다는 것을 깨닫고, 새로운 의지와 희망을 품고 현실로 돌아가기로 결심합니다. 노라는 그간 사이가 좋지 않았던 동성애자인 오빠 조에게 당당히 데이트 신청을 하라고 권하며 이렇게 말합니다.

있잖아, 오빠! 인생은 이해하는 게 아니야. 그냥 사는 거야!




미드나잇 라이브러리 는 내가 선택한 삶에 집중하게 만드는 참으로 위로가 되는 책이었습니다. 비록 현재의 삶이 불완전하고 오류 투성이지만 내가 선택한 삶의 가치를 성찰하고 앞으로 뚜벅뚜벅 나아갈 수 있는 힘을 실어주고 있었습니다. 내가 선택했으므로 가지 못 했던 삶에 대해 자신을 책망하고 후회하는 일이 더는 없을 거라는 확신을 갖게 되었습니다. 자신의 삶에 '만약에?'라는 질문을 한 번이라도 해본 여러분들께 강력하게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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