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이 복지국가임에 더 이상 물음표를 던지지 않겠습니다. 지방 소도시의 도서관이 이 정도 규모라면 우리나라는 분명 복지국가임에 틀림없을 것입니다. 도서관이라는 이름만을 주기에는 아까울 만큼 너무나 아름다운 복합 문화 공간이었습니다. 생각지도 못했던 제천이라는 도시에 감당할 수 없는 애정을 갖게 되었습니다. 지금부터 제천 시립도서관 산책을 시작하겠습니다.

1. 이미 인정받은 제천시립도서관
도서관 로비에 들어서자마자 꽤 많은 그림들이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도서관에서 수준 있는 그림 전시회를 마주하기는 쉽지 않은 일입니다. 도서관을 운영하시고 기획하시는 분들의 노력과 품격이 느껴지는 부분이었습니다. 바로 옆면에는 제천시립도서관의 영광스러운 수상내역을 보여주는 수상패들이 걸려 있었습니다. 충분히 큰 상을 받을 만하다는 생각에 박수 짝짝짝!


2. 고급스러운 인테리어와 분위기
2층은 여느 도서관처럼 종합자료실로 운영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넓직한 하얀 테이블에 스탠드가 하나씩 놓여 있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작은 소품이지만 방문객들에게 큰 기쁨과 만족을 줄 수 있는 가성비 아이템이었습니다. 반대쪽에 있는 긴 테이블엔 크리스마스 장식들이 앙증맞고 예쁘게 놓여 있어 오가는 사람들의 마음을 설레게 했습니다. 창가 쪽으로는 개인 자리가 둘러져 있어 창밖의 풍경들을 보며 책 읽고 공부하기에 안성맞춤이었습니다. 우리의 자랑스러운 한강 작가의 책소개도 눈에 띕니다.



3. 도서관임을 잠시 잊었습니다!
3층은 디지털 자료실과 열람실이 있습니다. 디지털 자료실은 보통 인터넷 학습을 하거나 개인적으로 영화 CD를 빌려 영화감상을 하는 곳입니다. 그런데 제천시립도서관은 무엇을 상상하시든 그 이상입니다. 미.디.어.창.작.실. 사실 소셜미디어는 젊은 층을 넘어 시니어층에게도 많은 관심과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영역입니다. 제천시립도서관은 시민들의 소셜미디어 창작과정을 돕기 위해 수업뿐만 아니라 실제 촬영과 편집을 배울 수 있는 미디어창작실을 운영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제천 시립도서관에서 가장 놀라운 곳은 열람실이었습니다. 열람실에 들어서자마자 이곳이 도서관임을 잠시 잊었습니다. 아니 도서관일 수 없었습니다. 오히려 잘 갖춰진 유료 공유오피스같은 느낌이었습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딱딱한 책상과 의자가 줄지어 있는 삭막한 열람실이 아니라, 구글 사무실(안 가봤지만) 제천 분점 같은 느낌이랄까요? 아무튼 놀라운 광경이었습니다.


이렇게 좋은 공간을 가까이 두고 사시는 제천 시민들이 부러워졌습니다. 제천처럼 지방 소도시에 품격 있는 도서관이 많이 생겨나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중학생처럼 보이는 앳된 남학생들이 적당한 소음을 만들며 즐겁게 공부하는 모습이 보기에 참 좋았습니다. 옥상에 마련된 글빛 정원도 놓칠 수 없는 제천시립도서관의 자랑입니다. 지금까지 제천 시립도서관 산책이었습니다.

https://maps.app.goo.gl/KGmf1Gob9JUa4Baz6
제천시립도서관 · 충청북도 제천시 내제로 318
★★★★★ · 공립 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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