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에서 ‘독서할 때 듣는 음악’을 찾아보면 김이 모락모락 나는 커피가 배경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독서와 커피는 두 번 말하면 입 아플 굿 메이트죠! 가끔 맥주 한 캔 옆에 두고 음주 독서를 해 본 적은 있었는데 대놓고 독립서점에서 알콜을 흡입하며 독서하는 공간이 있다니 눈이 번쩍 뜨일 이야기입니다. 바로 연남동 술책방 ‘헬로’ 입니다. 와인 한잔 하며 혹은 버번위스키 한잔을 언더락으로 마시며 독서를 할 수 있다니 꿈만 같습니다. 연남동 ‘헬로’ 책방에 오시면 꿈도 현실이 됩니다. 연남동 술책방 ‘헬로’ 산책을 시작하겠습니다.
1. 술책방이라고요?
책방 입구 입간판에 수줍게 써 있는 '술책방 헬로'가 아주 신선한 느낌입니다. 투박한 80년대 외관이 방문객의 마음을 무장해제 시킵니다. 작지만 원하는 주종이 다 있었습니다. 와인, 양주, 맥주... 그것도 다양한 종류로 알차게 준비되어 있었습니다. 책방에 술을 들인다는 아이디어가 신박해 책방지기님과 얘기를 나누었습니다. 그럼 그렇지! 우리의 책방지기님은 책도 좋아하시지만 술은 더 좋아하시는 분이셨습니다. 10여 년 동안 책방을 운영하셨고 술책방을 시작하신 건 몇 달 안 됐다고 하시네요! 술책방으로 바꾸고 손님이 더 많아졌다는 건 비밀입니다.
2. 작지만 술과 책을 즐기기에 충분한 공간
술책방 '헬로'는 한 눈에 모든 공간을 품을 만큼 작은 책방입니다. 하지만 책 읽으며 술 한잔 즐기기에도 모자람이 없는 공간입니다. 적당한 테이블과 의자가 술책방의 용도로 자기 자리를 잘 잡고 있고 작은 소음도 배경이 되는 매직 같은 곳입니다. 트렌디한 연남동 투어 하시면 와인 한 잔과 책 한 권의 기쁨을 한 공간에서 맛보시기 바랍니다.
3. 헬로 책방의 시그니처
여러분들도 뽑기 좋아하시죠? 결과가 뭐가 됐든 '뽑기'의 행위에는 긴장감과 기대감, 설레임까지 동반되는 멀티 액션입니다. 주로 독립출판물이 많은 데 각 도서들의 첫 문장을 박스에 넣어두고 픽해 보는 겁니다. 아무 생각 없이 하나를 픽했는데 이미 첫 문장이 나를 사로잡았습니다. 작가들이 가장 공들이는 부분이 책의 첫 문장이라고 하니 그럴 만도 하죠! 제가 고른 책은 장례지도사로서 일하고 있는 작가의 일상과 죽음에 대한 태도가 그려진 글이었습니다. 마침 얼만 전에 장례지도사 자격증을 딴 친구가 있어 그 친구를 위해 냉큼 구입했습니다. 그 친구가 기뻐할 생각을 하니 벌써 기분이 좋아집니다. 방문객에게 생각지도 않던 기쁨을 선사해 주는 마법 같은 책방이 아닐 수 없습니다.
책방을 나오면서 마음이 따뜻해지는 책방이었습니다. 술책방이라는 이름이 마음에 딱 와 닿아 들러붙는 기분입니다. 독립서점이 계속 진화하고 있다는 사실이 책방 산책가로서 매우 환영할 만한 일입니다. 독립서점이 더 파격적이고 혁신적으로 변화해 나가길 바래봅니다.
[이용안내]
운영시간: 15시~22시
매주 화요일 휴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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